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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菜根譚 전집 (1-100)
관리자  2010-04-05 12:58:58, 조회 : 5,869, 추천 : 0

채근담 소개                                                                                  


중국 명(明)나라 말 홍응명(洪應明;自誠)이 지은 책. 책의 이름은 송(宋)나라 왕신민(汪信民)의 《소학(小學)》 가운데 <사람이 항상 채근(菜根)을 씹을 수 있다면 백사(百事)를 이룰 수 있다>에서 따온 것이다. 명나라 말 유교적인 교양을 기초로 도교·불교를 조화시킨 재치있는 문장으로 구성된 책들이 유행하였는데 이 책도 그 가운데 하나로 전집 222조, 후집 135조, 총 357조의 청담(淸談)으로 이루어졌다. 전집은 주로 사람끼리 교감하는 도(道)를 논하면서 처세훈(處世訓)과 같은 도덕적 훈계의 말을, 후집은 자연의 정취와 산속에 은거하는 즐거움을 논하면서 인생의 철리(哲理)와 우주의 이치에 대한 것을 기록하였다. 이 인생의 철리와 우주의 이치는 유교·불교·도교를 통한 진리로 이것을 어록 형식에 따라 대구(對句)를 사용, 문학적으로 표현하여 《구약성서》의 지혜서나 선시(禪詩)를 읽는 듯한 깔끔한 깨달음을 후세사람들에게 준다.


[머릿말]

인간의 최대 관심사는 인간 자신의 문제요, 인간의 삶에 관한 문제이다. 인간은 주어진 자연과 세계 속에서, 그리고 사회와 인간, 그 속에서 무엇을 바라며, 무엇을 찾으며, 무엇을 즐기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우리는 이러한 물음에 대한  해답을 요구해 마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 인간의 삶을 가장 행복되게 해 주고, 보람있게 해 주는 길잡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동양의 고전에는 이러한 인생의 절실한 물음을 제재(題材)로 한 책이 무수히 많다. 아니 동양의 사상과 전적(典籍)치고, 이러한 인간의 삶에 대한 문제를 외면한 것이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한 동양의 명저 가운데서도 가장 알기 쉬우면서 그 의미가 심장하고, 누구나 겪고 있고 알고 있는 일상생활의 평범한 사실을 문제로 삼으면서도 일찍이 깨닫지 못했던 인생의 참된 뜻과 가장 지혜로운 삶의 방식을 교시해 주는 책이 바로 이 <채근담>이다.



채근담이야말로 그 책 이름이 그러하듯이 무우뿌리를 씹는 맛과 같은 담담한 매력을 그 속에 간직하고 있어, 언제 어디서 읽든 독자로 하여금 한 번 읽고, 세 번 탄식하고, 읽을수록 새로운 의미와 맛을 발견하게 해 주는 책이라 하겠다.  어지럽고 번거로운 속세에 묻혀 살면서 그 몸과 마음이 무척이나 피로해진 우리들로 하여금 깊이 인생을 달관케 해 주고, 유연한 마음으로 자연을 즐기게 해 주는 무한한 지혜가 그 속에 샘 솟고 있다. 현실 속에 살면서 현실을 초월케 하고, 속세에 살면서 속세를 초탈케 함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잃었던 자기를 되찾게 하고, 잊었던 인간 본성을 발견하게 하며, 현실에만 국척된 삶에서 벗어나 영원한 생명을 직관하게 해 준다. 몸은 비록 세속에 묻혀 있더라도 높은 정신적 자유속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관조하며, 자연과 상부상침 하며 마침내 자연과 인생이 완전합일하는 경지에까지 몰고 가는 크나큰 예지의 향기가 풍겨 온다.  

중속(衆俗)과 더불어 살되 비루함과 천박함에 떨어지지 않게 해 주고, 초탈과 고아의 경지를 높이 지향하되 고고(孤高)에 머물지 않게 해 주고, 온갖 명리를 위하여 날뛰는 욕망의 노예가 됨을 경계해 주되 적멸(寂滅)의 경지에 빠지지는 않게 해 주는 심오한 진리와 고귀한 지혜를 담고 있는 책이 바로 이<채근담> 이다.
오늘날의 사람들에겐 이 <채근담>속에 담겨 있는 사상(思想)이 너무나 소극적, 부정적인 것이라 생각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인격적. 정신적인 인간확립과, 도덕적인 자기실현을 통한 보다 적극적이고도 진취적인 삶의 기틀이 되고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여기서 커다란 의의를 발견하지 않지 않은면 안될 것이다.
  
<채근담>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으니, 명나라의 만력연간의 사람인 환초도인 홍자성이 지은 전 359장(전집 225장, 후집 134장)으로 된 것과, 청나라의 건륭연간에 환초당주인 홍응명이 지은 전 383장 (수성 38장, 응수 51장, 평의 48장 환적 48장 개론 198장)으로 된 것이 그것인데 이 책은 전자, 즉 홍자성의 것을 번역한 것이다. 홍자성은 그 생존연대도, 인물.경력도 전혀 알 수 없는 사람이지만 그의 사상은 유교를 근본으로 하되, 노장의 도교와 불교의 사상도 포섭.융화한 데 있는 듯한 만큼 그의 사상은 깊고 그의 체험적 범위는 넓다.
  
<채근담>은 짧은 어록의 묶음으로 되어 있으면서 그 하나하나는 시적 표현과 대귀법을 활용하고 있어 하나하나가 명언이요, 격언이며, 또 읽기에 멋이 있다. 그 소재는 매우 광범하고도 풍부하며, 그 내용은 구체적인 인간 생활의 여러가지 상황과 사실, 인간심리와 세태인정을 거의 망라하고 있으며, 병에 따라 약을 주어 치료해 주는 응병시약(應病施藥)적인, 그 성격은 누가 언제 어디서도 인생을 반성하고 음미하는 데 매우 적합하게 되어 있다 하겠다.
명리(明利) 추구와 시세(時勢)의 영합에 매몰된 자기를 되찾고 물욕을 위한 살벌한 경쟁의 와중에서 고갈될 대로 고갈된 세태인정을 일깨우는데 하나의 청량제가 될 것을 믿고 이 책을 독자 여러분께 권하여 마지 않는다.





채근담 전집(1-50)    




洪自誠의 菜根譚(萬曆本) 前集



채근담

평역:푸른글



001.

棲守道德者,寂寞一時.依阿權勢者,凄凉萬古.
서수도덕자  적막일시  의아권세자   처량만고.  
達人觀物外之物 思身後之身,
달인관물외지물 사신후지신
寧受一時之寂寞,毋取萬古之凄凉.
영수일시지적막  무취만고지처량.



사람의 도리를 지키며 덕을 베풀고 사는 사람은 한 때 외롭고 쓸쓸할 뿐이지만,
힘과 재물에만 의지하여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은 영원히 불쌍하다.
세상의 이치를 깨달은 사람은 눈앞에 나타난 사물 밖의 사물을 관찰하여

힘이나 재물이외의 진리를 생각하고 이 몸 뒤에 다시 태어나 받을 몸에 대해 생각하나니,
차라리 한 때의 외로움과 쓸쓸함을 견딜지언정 영원히 불쌍해짐을 취하지 않는다.



002.
涉世淺,點染亦淺.歷事深,機械亦深.
섭세천  점염역천   역사심 기계역심.
故君子與其達練,不若朴魯.與其曲謹,不若疎狂.
고군자여기단련  불약박로   여기곡근  불약소광.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마치 거친 물결을 건너가는 것과 같다.

세상살이의 경험이 얕으면 세상에 때묻는 것 또한 적고,

세상살이의 경험이 많으면 교묘한 수단으로 사람을 속이는 것 또한 깊어진다.

그러므로 참된 사람은 인생을 능숙하게 살기보다 정직하고 순박하게 살아가며,

치밀하고 약삭빠르게 살기보다는 어리석음을 취하여 소탈하게 살아간다.



003.
君子之心事,天靑日白,不可使人不知.
군자지심사  천청일백   불가사인부지.
君子之才華,玉■珠藏,不可使人易知.
군자지재화  옥온주장  불가사인이지.



참된 사람은 자신의 마음가짐에 꾸밈이나 거짓이 없어서,

하늘이 푸르고 태양이 빛나는 것처럼 누가 보더라도 그 마음을 곧 알 수 있게 하고,

자신의 재주나 지혜는 구슬이 바위 속에 감추어져 있는 것과 같이 하여

남들이 쉽사리 알게 하지 않는다.



004.
勢利紛華,不近者爲潔.近之而不染者   爲尤潔.
세리분화  불근자위결   근지이불염자 위우결.
智械機巧,不知者爲高.知之而不用者  爲尤高.
지계기교  부지자위고   지지이불용자  위우고.



이익과 세력 그리고 사치와 부귀를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을 청렴결백하다고 하지만
이것을 가까이하고서도 물들지 않는 사람이 더욱 청렴결백한 사람이고,  
잔재주와 교묘한 방법으로 남을 중상모략하지 않는 사람을 고상하다고 하지만
이를 알면서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더욱 고상한 인품을 지닌 사람이다.



005.

耳中 常聞逆耳之言,心中  常有拂心之事,總是進德修行的砥石.
이중 상문역이지언   심중  상유불심지사  재시진덕수행적지석
若言言悅耳 事事快心,便把此生,埋在■毒中矣.
약언언열이 사사쾌심   변파차생   매재짐독중의.



공자가어(孔子家語)에 "좋은 약은 입에 쓰지만 병에는 이롭고,

진심어린 충고의 말은 귀에 거슬리지만 행실에는 이롭다." 하였듯이

귀에 항상 거슬리는 말이 들리고 마음속에서는 항상 마음에 어긋나는 일만 일어난다면,

이것이야말로 덕과 행실을 갈고 닦는 숫돌이 될 것이며,

만약 들리는 말마다 귀에 즐겁고 하는 일마다 마음을 흡족하기만 하다면,

이야말로 자기 몸을 매어 그 그림자만 지나간 음식을 먹어도 사람이 죽는다는

짐새의 독(毒)속에 자신을 파묻는 일이 될 것이다.


006.
疾風怒雨,禽鳥戚戚.霽日光風,草木欣欣.
질풍노우  금조척척   제일광풍  초목흔흔
可見天地 不可一日無和氣   人心不可一日無喜神.
가견천지 불가일일무화기   인심불가일일무희신.



거센 바람과 성난 비에는 새들도 조심하고,

갠 날씨와 따뜻한 바람에는 풀과 나무도 기뻐한다.

그러므로 하늘과 땅의 따뜻한 기운이 없다면 이 세상이 하루도 존재하지 못함을 알고,

사람의 마음에는 하루도 기쁨이 없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007.
醴肥辛甘 非眞味.眞味 只是淡.
농비신감 비진미   진미 지시담
神奇卓異 非至人.至人 只是常.
신기탁이 비지인   지인 지시상.



잘 익은 술, 기름진 고기와 맵고 단 것이 참 맛이 아니다.
참 맛은 다만 담담할 뿐이다.
신기한 재주를 부리고 별다른 뛰어난 모습을 보인다고 세상의 이치를 아는 사람이 아니다.
세상의 이치를 아는 사람은 다만 평범할 뿐이다.



008.
天地 寂然不動,而氣機 無息少停.
천지 적연부동   이기기 무식소정
日月 晝夜奔馳,而貞明 萬古不易.
일월 주야분치  이정명 만고불역
故 君子 閒時 要有喫緊的心事,忙處 要有悠閒的趣味.
고 군자 한시 요유끽긴적심사   망처 요유유한적취미.



하늘과 땅은 고요하지만 그 활동을 잠시도 멈추지 않으며,
해와 달은 밤낮으로 달리고 있지만 그 빛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그러므로 참된 사람은 한가로운 때에 다급함을 대비하는 마음을 가지고,
바쁜 때에도 여유 있는 마음으로 자신의 뜻을 되돌아본다.



009.
夜深人靜,獨坐觀心,始覺妄窮而眞獨露,每於此中,得大機趣.
야심인정  독좌관심  시각망궁이진독로   매어차중  득대기취.
旣覺眞現而妄難逃,又於此中,得大■■.
기각진현이망난도  우어차중  득대참뉴.



밤이 깊어 사람들이 잠들어 고요할 때
홀로 앉아 자기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비로소 허망한 생각이 흩어지고 참된 마음이 나타나는 것을 깨닫게 되고,
언제나 이런 가운데서 큰 진리를 얻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미 참된 마음이 나타났음을 느끼면서도
허망한 생각에서 벗어나기 어려움을 깨닫게 된다면,
또한 이 가운데서 참된 부끄러움을 느껴 얻게 되는 것이다.



010.
恩裡,由來生害.故 快意時,須早回頭.
은리  유래생해   고 쾌의시  수조회두
敗後,或反成功.故 拂心處, 莫便放手.
패후  혹반성공   고 불심처   막편방수.


은혜를 받고있는 그 속에서 재앙이 싹트는 것이니
그러므로 만족스러울 때에는 주위를 되돌아 보라.
또한 실패한 뒤에 오히려 성공이 따르는 수도 있는 것이니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무작정 손을 놓지 말라.



011.
藜口■腸者,多氷淸玉潔.袞衣玉食者,甘婢膝奴顔.
여구현장자  다빙청옥결  곤의옥식자   감비슬노안
蓋志以澹泊明,而節從肥甘喪也.
개지이담박명 이절종비감상야.



명아주와 비름나물과 같은 들풀로 입을 달래고 창자를 채우는 가난 속에서도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의 마음은 얼음처럼 맑고 옥구슬처럼 깨끗한 사람이 많지만,

부귀를 탐내어 비단옷을 입고 기름진 고기를 먹는 사람 중에는

남에게 굽실거리며 종노릇하는 것을 달게 여기는 사람이 많다.

그러므로 사람의 마음은 청렴결백하여야 지조(志操)가 깃들어 밝아지고,

부귀를 탐내면 절개(節槪)를 잃게 된다.



012.
面前的田地,要放得寬,使人無不平之歎.
면전적전지  요방득관   사인무불평지탄
身後的惠澤,要流得久,使人有不■之思.
신후적혜택  요류득구   사인유불궤지사.



살아 있을 때는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사람들을 너그럽게 대하여

불평을 듣지 않도록 하며, 죽은 뒤에는 은혜가 길이 이어지게 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013.
徑路窄處,留一步與人行.
경로착처  유일보 여인행
滋味濃的,減三分讓人嗜.此是涉世一極安樂法.
자미농적  감삼분 양인기. 차시섭세 일극안락법.



좁은 길에서는 한 걸음 물러서서 남을 먼저 지나가게 하고,
맛있는 음식은 혼자 먹지말고 일부를 덜어서 남들과 나누어 먹어라.
이런 마음이야말로 세상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길이다.



014.
作人,無甚高遠事業,擺脫得俗情,便入名流.
작인  무심고원사업   파탈득속정  편입명류.
爲學,無甚增益工夫,減除得物累,便超聖境
위학  무심증익공부   감제득물루  편초성경.



사람이 뛰어나게 위대한 일을 한 것은 없을지라도

속된 욕정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그것만으로 이름이 헛되지 않을 것이요,

학문을 하는 사람이 비록 공부를 많이 하지는 못했다할지라도

물욕을 마음속에서 물리치기만 한다면

이것으로 능히 성인의 경지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015.
交友,須帶三分俠氣.作人,要存一點素心.
교우  수대삼분협기   작인  요존일점소심.



친구를 사귈 때에는 서로 넉넉히 도우려는 마음을 가져야 하며,
사람을 부릴 때에는 반드시 한 점의 순수한 마음을 지녀야 할 것이다.



016.
寵利,毋居人前.德業,毋落人後.
총리  무거인전   덕업  무락인후
受享,毋踰分外.修爲,毋減分中.
수향  무유분외   수위  무감분중.



혜택과 이익을 보는 것은 다른 사람보다 앞서지 말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고 사람에게 덕을 베푸는 것은

다른 사람에 뒤떨어지지 말라.

남에게 받는 보수는 자신의 분수를 넘지  않도록 하고,

자신을 다스려 스스로 몸을 닦는 일은 자신의 분수에 넘치도록 행하라.



017.
處世,讓一步爲高.退步,卽進步的張本.
처세  양일보위고   퇴보  즉진보적장본
待人,寬一分是福.利人,實利己的根基.
대인  관일분시복   이인  실이기적근기.


세상살이에서는 한 걸음 양보할 줄 아는 것이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니,

그것은 한 걸음 물러서는 것이

곧 스스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사람을 대할 때는 엄격함보다 너그럽게 하는 것이 복이 되는 것이니,

그것은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 사실은 자기를 이롭게 하는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018.
蓋世功勞,當不得一箇矜字.
개세공로  당부득일개긍자.
彌天罪過,當不得一箇悔字.
미천죄과  당부득일개회자.



온 세상에 알려질 만큼 큰 공로를 세웠다고 할지라도

스스로 그 일을 자랑한다면 아무런 가치가 없을 것이며,

하늘에 가득 찰 만큼 큰 죄를 지었더라도

진심으로 깊이 뉘우친다면 그 죄는 용서받을 수 있을 것이다.



019.
完名美節,不宜獨任.分些與人,可以遠害全身.
완명미절  불의독임   분사여인  가이원해전신.
辱行汚名,不宜全推.引些歸己,可以■光養德.
욕행오명  불의전추   인사귀기  가이도광양덕.



이름을 좋게 알리고 착한 일을 할 때에는 혼자서 다 하려고 하지 말라.

조금은 남에게 나누어주어야 해를 멀리하여 몸을 온전히 보전할 수 있다.

욕된 행실과 이름을 더럽히는 일은 모두 남의 탓으로만 돌리지 말라.

조금은 끌어다 나의 책임으로 돌려야 지혜를 안으로 간직하고 덕을 기를 수 있으리라.



020.
事事 留個有餘 不盡的意思,
사사 유개유여 부진적의사
便造物 不能忌我,鬼神不能損我.
편조물 불능기아, 귀신불능손아
若業必求滿 功必求盈者,不生內變,必召外憂.
약업필구만 공필구영자   불생내변  필소외우.



모든 일에 어느 정도의 여유를 갖고 여지를 남겨 둔다면

하느님도 나를 버리지 못하고 귀신도 나를 해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만일 일마다 반드시 다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공들임마다 다 채워지기를 원하는 사람은

안으로 변고가 생기지 않으면 밖으로 근심을 불러들이게 되리라.




011.
藜口■腸者,多氷淸玉潔.袞衣玉食者,甘婢膝奴顔.
여구현장자  다빙청옥결  곤의옥식자   감비슬노안
蓋志以澹泊明,而節從肥甘喪也.
개지이담박명 이절종비감상야.



명아주와 비름나물과 같은 들풀로 입을 달래고 창자를 채우는 가난 속에서도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의 마음은 얼음처럼 맑고 옥구슬처럼 깨끗한 사람이 많지만,

부귀를 탐내어 비단옷을 입고 기름진 고기를 먹는 사람 중에는

남에게 굽실거리며 종노릇하는 것을 달게 여기는 사람이 많다.

그러므로 사람의 마음은 청렴결백하여야 지조(志操)가 깃들어 밝아지고,

부귀를 탐내면 절개(節槪)를 잃게 된다.



012.
面前的田地,要放得寬,使人無不平之歎.
면전적전지  요방득관   사인무불평지탄
身後的惠澤,要流得久,使人有不■之思.
신후적혜택  요류득구   사인유불궤지사.



살아 있을 때는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사람들을 너그럽게 대하여

불평을 듣지 않도록 하며, 죽은 뒤에는 은혜가 길이 이어지게 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013.
徑路窄處,留一步與人行.
경로착처  유일보 여인행
滋味濃的,減三分讓人嗜.此是涉世一極安樂法.
자미농적  감삼분 양인기. 차시섭세 일극안락법.



좁은 길에서는 한 걸음 물러서서 남을 먼저 지나가게 하고,
맛있는 음식은 혼자 먹지말고 일부를 덜어서 남들과 나누어 먹어라.
이런 마음이야말로 세상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길이다.



014.
作人,無甚高遠事業,擺脫得俗情,便入名流.
작인  무심고원사업   파탈득속정  편입명류.
爲學,無甚增益工夫,減除得物累,便超聖境
위학  무심증익공부   감제득물루  편초성경.



사람이 뛰어나게 위대한 일을 한 것은 없을지라도

속된 욕정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그것만으로 이름이 헛되지 않을 것이요,

학문을 하는 사람이 비록 공부를 많이 하지는 못했다할지라도

물욕을 마음속에서 물리치기만 한다면

이것으로 능히 성인의 경지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015.
交友,須帶三分俠氣.作人,要存一點素心.
교우  수대삼분협기   작인  요존일점소심.



친구를 사귈 때에는 서로 넉넉히 도우려는 마음을 가져야 하며,
사람을 부릴 때에는 반드시 한 점의 순수한 마음을 지녀야 할 것이다.



016.
寵利,毋居人前.德業,毋落人後.
총리  무거인전   덕업  무락인후
受享,毋踰分外.修爲,毋減分中.
수향  무유분외   수위  무감분중.



혜택과 이익을 보는 것은 다른 사람보다 앞서지 말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고 사람에게 덕을 베푸는 것은

다른 사람에 뒤떨어지지 말라.

남에게 받는 보수는 자신의 분수를 넘지  않도록 하고,

자신을 다스려 스스로 몸을 닦는 일은 자신의 분수에 넘치도록 행하라.



017.
處世,讓一步爲高.退步,卽進步的張本.
처세  양일보위고   퇴보  즉진보적장본
待人,寬一分是福.利人,實利己的根基.
대인  관일분시복   이인  실이기적근기.


세상살이에서는 한 걸음 양보할 줄 아는 것이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니,

그것은 한 걸음 물러서는 것이

곧 스스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사람을 대할 때는 엄격함보다 너그럽게 하는 것이 복이 되는 것이니,

그것은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 사실은 자기를 이롭게 하는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018.
蓋世功勞,當不得一箇矜字.
개세공로  당부득일개긍자.
彌天罪過,當不得一箇悔字.
미천죄과  당부득일개회자.



온 세상에 알려질 만큼 큰 공로를 세웠다고 할지라도

스스로 그 일을 자랑한다면 아무런 가치가 없을 것이며,

하늘에 가득 찰 만큼 큰 죄를 지었더라도

진심으로 깊이 뉘우친다면 그 죄는 용서받을 수 있을 것이다.



019.
完名美節,不宜獨任.分些與人,可以遠害全身.
완명미절  불의독임   분사여인  가이원해전신.
辱行汚名,不宜全推.引些歸己,可以■光養德.
욕행오명  불의전추   인사귀기  가이도광양덕.



이름을 좋게 알리고 착한 일을 할 때에는 혼자서 다 하려고 하지 말라.

조금은 남에게 나누어주어야 해를 멀리하여 몸을 온전히 보전할 수 있다.

욕된 행실과 이름을 더럽히는 일은 모두 남의 탓으로만 돌리지 말라.

조금은 끌어다 나의 책임으로 돌려야 지혜를 안으로 간직하고 덕을 기를 수 있으리라.



020.
事事 留個有餘 不盡的意思,
사사 유개유여 부진적의사
便造物 不能忌我,鬼神不能損我.
편조물 불능기아, 귀신불능손아
若業必求滿 功必求盈者,不生內變,必召外憂.
약업필구만 공필구영자   불생내변  필소외우.



모든 일에 어느 정도의 여유를 갖고 여지를 남겨 둔다면

하느님도 나를 버리지 못하고 귀신도 나를 해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만일 일마다 반드시 다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공들임마다 다 채워지기를 원하는 사람은

안으로 변고가 생기지 않으면 밖으로 근심을 불러들이게 되리라.


031.
富貴家,宜寬厚,而反忌刻.
부귀가  의관후  이반기각
是富貴而貧賤其行矣,如何能享?
시부귀이빈천기행의  여하능향
聰明人,宜斂藏,而反炫耀.
총명인  의렴장  이반현요
是聰明而愚 其病矣,如何不敗?
시총명이우몽기병의  여하불패



부귀한 집안은 마땅히 너그럽고 후해야 한다.

그러나 도리어 남을 시기하고 남에게 대하는 것이 각박하다면

이것은 부귀하면서도 그 행실을 가난하고 천박하게 하는 것이니

어찌 능히 그 부귀를 누릴 수 있겠는가?

총명한 사람은 마땅히 그 재주를 숨기고 감추어야 하는데

도리어 드러내어 자랑한다면 이것은 총명하면서도 어리석고

어두운 병폐에 빠져 있음이니 어찌 실패하지 않겠는가.



032.
居卑而後知登高之爲危.處晦而後知向明之太露.
거비이후지등고지위위  처회이후지향명지태로
守靜而後知好動之過勞.養默而後知多言之爲躁.
수정이후지호동지과로  양묵이후지다언지위조



낮은 곳에 살아 본 후에야 높은 데 올라가는 것이 위태로운 것임을 알게 되고,

어두운 곳에 있어 본 후에야 밝은 빛이 눈부신 줄 알게 된다.

조용한 생활을 해 본 후에야 분주하게 움직이기 좋아함이 수고로운 것임을 알게 되고,

침묵하는 것을 배운 후에야 말 많은 것이 시끄러운 줄 알게 된다.



033.
放得功名富貴之心下,便可脫凡.
방득공명부귀지심하  변가탈범
放得道德仁義之心下,■可入聖.
방득도덕인의지심하  재가입성



부귀와 공명에 얽매인 마음을 다 털어 버려야

비로소 평범하고 속된 것에서 벗어날 수 있고,

도덕과 인의에 얽매인 마음을 다 벗어 버려야

비로소 성인의 경지에 들어갈 수 있다.



034.
利欲未盡害心.意見乃害心之■賊.
이욕미진해심  의견내해심지모적
聲色未必障道.聰明乃障道之藩屛.
성색미필장도  총명내장도지번병



자신의 이익을 얻으려는 욕심이 다 마음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고집스러운 독단적인 생각이 바로 마음을 해치는 해충이고,

애욕이 반드시 도를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총명하다고 보는 생각이 바로 도를 가로막는 장애가 되는 것이다.



035.
人情反復,世路崎嶇.
인정반복  세로기구
行不去處,須知退一步之法.
행불거처  수지퇴일보지법
行得去處,務加讓三分之功.
행득거처  무가양삼분지공



사람의 정은 쉽게 변하고 세상살이는 험난하다.

그러므로 나아가기 어려운 곳에서는

모름지기 한 걸음 뒤로 물러서는 법을 알아야 하고,

쉽게 나아갈 수 있는 곳에서도 적절히 양보하는 공덕을 길러야 한다.



036.
待小人,不難於嚴,而難於不惡.
대소인  불난어엄  이난어불오
待君子,不難於恭,而難於有禮.
대군자  불난어공  이난어유례
  
소인배는 엄하게 대하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너그러운 마음으로 미워하지 않는 것이 더 어렵고,

참된 분을 모실 때에는 공손하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공손이 지나쳐 비굴해지지 않도록 예절을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



037.
寧守渾■,而黜聰明,有些正氣還天地.
영수훈악  이출총명  유사정기환청지
寧謝紛華,而甘澹泊,有個淸名在乾坤.
영사분화  이감담박  유개청명재건곤



차라리 소박함을 지키고 총명함을 물리쳐

약간의 바른 기운을 남겨 천지에 돌려주고,

차라리 화려함을 사양하고 담담함을 달게 여겨

하나의 깨끗한 이름을 세상에 남기도록 하라.



038.
降魔者,先降自心.心伏,則群魔退聽.
항마자  선항자심   심복  즉군마퇴청
馭橫者,先馭此氣.氣平,則外橫不侵.
어횡자  선어차기   기평  즉외횡불침



악마를 항복시키려고 하는 사람은 먼저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라.

자신의 마음이 잘 다스려지면 모든 악마들이 스스로 물러갈 것이다.

남의 횡포를 누르려는 사람은 먼저 자신의 혈기를 다스리라.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다스려 평화로워지면

외부로부터 횡포가 침입하지 못할 것이다.



039.
敎弟子,如養閨女,最要嚴出入 謹交遊.
교제자  여양규녀  최요엄출입 근교유
若一接近匪人,是淸淨田中,
약일접근비인  시청정전중
下一不淨種子,便終身難植嘉禾.
하일부정종자  변종신난식가화



자녀를 가르치는 것은 마치 규중의 처녀를 기르는 것과 같으니

무엇보다도 출입을 엄하게 하고 친구를 조심해서 사귀게 하여야 한다.

만일 한 번 나쁜 사람과 어울리게 되면,

이것은 마치 깨끗한 밭에 잡초의 씨앗을 뿌리는 것과 같아서

한평생 좋은 곡식을 심기가 어려울 것이다.



040.
欲路上事,毋樂其便而姑爲染指. 一染指,便深入萬.
욕로상사  무락기편이고위염지   일염지  변심입만인
理路上事,毋憚其難而稍爲退步. 一退步,便遠隔千山.
이로상사  무탄기난이초위퇴보   일퇴보  변원격천산



정욕에 관계된 일은 쉽게 즐길 수 있을지라도 결코 손끝에 물들이지 말라.

한번 손끝에 물들이게 되면 곧 만 길 낭떠러지 아래로 굴러 떨어질 것이다.

바른 길에 관한 일은 비록 어렵더라도 조금이라도 뒤로 물러서서는 안 된다.

일단 한 걸음 물러서게 되면 천 개의 산이 앞을 가로막은 듯 멀어지게 될 것이다.  





041.
念頭濃者,自待厚,待人亦厚,處處皆濃.
염두농자  자대후  대인역후  처처개농
念頭淡者,自待薄,待人亦薄,事事皆淡.
염두담자  자대박   대인역박  사사개담
故君子居常嗜好,不可太濃艶,亦不可太枯寂.
고군자거상기호  불가태농염   역불의태고적



마음이 두터운 사람은 자기와 남에게 모두 후하기만 하여 모든 일마다 두텁기만 하고,

마음이 담백한 사람은 자기와 남에게 모두 싱겁기만 하여 담백하기만 하다.

그러므로 참된 사람은 일상생활의 좋아함과 싫어함에 있어서

지나치게 두텁거나 적적하기만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042.  
彼富我仁,彼爵我義.君子固不爲君相所牢籠.
피부아인  피박아의   군자고불위군상소뇌룡
人定勝天,志一動氣.君子亦不受造物之陶鑄.
인정승천  지일동기   군자역불수조물지도주



다른 사람이 부유함을 내세울 때 나에게는 어진 마음이 있고,

다른 사람이 지위를 내 세울 때 나에게는 의로움이 있다.

그러므로 참된 사람은 아무리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라도 농락을 당하지 않는다.

사람이 머무를 곳을 안다면 하늘도 그 사람을 이길 수 없고

사람이 뜻을 하나로 모은다면 타고난 기질도 변화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참된 사람은 하느님이 정해 준 틀 속에 갇히지 않는다.



043.  
立身,不高一步位, 如塵裡振衣 泥中濯足,如何超達?
입신  불고일보립   여진리진의  이중탁족  여하초달
處世,不退一步處, 如飛蛾投燈  ■羊觸藩,如何安樂?
처세  불퇴일보처   여비아투촉  저양촉번  여하안락



세상사람들보다 한 걸음 높은 곳에 뜻을 두지 않는다면,

먼지 속에서 옷을 털고 진흙탕 속에서 발을 씻는 것과 같으니 어찌 깨달을 수 있겠는가.

세상살이에서는 한 걸음 물러나 뒤쳐져서 살아가지 않는다면

불나방이 촛불에 날아들고 숫양이 울타리를 들이받다가

뿔이 울타리에 걸리는 것과 같으니 어찌 편안할 수 있겠는가.



044.
學者要收拾精神,倂歸一路.
학자요수습정신  병귀일로
如修德而留意於事功名譽,必無實詣.
여수덕이류의어사공명예  필무실예
讀書而寄興於吟■風雅,定不深心.
독서이기흥어음영풍아  안정심심



학문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정신을 가다듬어 한 곳에 집중해야 한다.

만일 덕을 닦으면서도 마음이 일의 성공이나 이름 드러내는 것에만 있다면

틀림없이 참된 경지에 이르지는 못할 것이며,

책을 읽으면서도 읊조리는 맛이나 풍류에만 감흥을 느낀다면

결코 깊은 마음에는 이르지는 못할 것이다.



045.  
人人有個大慈悲,維摩屠 ,無二心也.
인인유개대자비  유마도회  무이심야
處處有種眞趣味,金屋茅 ,非兩地也.
처처유종진취미  전옥모첨  비량지야
只是欲蔽情封,當面錯過,使咫尺千里矣.
지시욕폐정봉  당면착과  사지척천리의



사람마다 모두 하나의 큰 자비심을 가지고 있으니

깨달은 사람과 중생이 두 마음이 아니고,

사람사는 곳마다 모두 저마다의 참된 맛과 향기가 있으니

황금으로 꾸민 집과 초가집이 서로 다르지 않다.

다만 욕심에 덮이고 욕정에 가리워 한 번 잘못을 저지르게 되면

이것이 지척을 천리가 되게 하는 것이다.



046.  
進德修道,要個木石的念頭.若一有欣羨,便超欲境.
진덕수도, 요개목석적염두,  약일유흔선,  변추욕경  
濟世經邦,要段雲水的趣味.若一有貪著,便墮危機.
제세경방, 요단운수적취미.  약일유탐착,  변타위기



덕을 기르고 도를 닦으려면 목석과 같은 굳은 마음을 지녀야만 한다.

만일 부귀를 탐내어 부러워하는 마음이 일어나면

문득 욕망의 세계로 내닫게 될 것이다.

세상을 이롭게 하고 나라를 다스릴 때는

구름이 지나가고 물이 흘러가는 것같이 무심하고 담담한 취미를 지녀야만 한다.

만일 권력이나 명예를 탐내어 그것에 집착하는 마음을 지니게 되면

이내 위험한 지경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다.



047.  
吉人無論作用安詳,則夢寐神魂,無非和氣.
길인무론작용안상, 즉몽매신혼,  무비화기
凶人無論行事狼戾,則聲音■語,渾是殺機.
흉인무론행사낭려, 즉성음소어,  혼시살기



좋은 사람은 일상적인 행동이 안락하고 자상하여서

잠잘 때 정신까지도 온화하지 않음이 없다.

그러나 악한 사람은 하는 일마다 사납고 비뚤어져서

그 목소리와 웃으며 하는 말에도 살벌한 기운이 섞여 나온다.



048.
肝受病,則目不能視.腎受病,則耳不能聽.
간수병,  즉목불능시. 신수병 즉이불능청.
病受於人所不見,必發於人所共見.
병수어인소불견,  필발어인소공견.
故君子欲無得罪於昭昭,先無得罪於冥冥.
고군자욕무득죄어소소,  선무득죄어명명



간이 병들면 눈이 보이지 않고 콩팥이 병들면 귀가 들리지 않는다.

병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곳에 들지만

반드시 남들이 모두 다 볼 수 있는 곳에 나타난다.

그러므로 참된 사람은 밝은 곳에서 죄를 얻지 않으려면

먼저 어두운 곳에서 죄를 짓지 말아야 할 것임을 안다.



049.  
福莫福於少事,禍莫禍於多心.
복막복어소사,  화막화어다심.
唯苦事者,方知少事之爲福. 唯平心者,始知多心之爲禍.
유고사자. 방지소사지위복.  유평심자, 시지다심지위화



복은 일이 적은 것보다 더한 복이 없고,

화(禍)는 마음 쓸 일이 많은 것보다 더한 화가 없다.

그러므로 오직 일에 시달려 본 사람이라야 일이 적은 것이 복됨을 알고,

마음이 평안한 사람이라야 마음 쓸 일이 많은 것이 화임을 알게 된다.



050.  
處治世,宜方.處亂世,宜圓. 處叔季之世,當方圓 用.
처치세, 의방.  처난세, 의원.  처숙계지세, 당방원병용.
待善人,宜寬.待惡人,宜嚴.  待庸衆之人,當寬嚴互存.
대선인, 의관.  대악인, 의엄.  대용중지인, 당관엄호존.



태평한 세상에 살 때는 마땅히 떳떳해야 하고,

어지러운 세상에 살 때는 마땅히 원만해야 하며,

평범한 세상에 살 때는 마땅히 떳떳하면서도 원만하여 적절하게 처신해야 한다.

선량하고 착한 사람을 대할 때는 마땅히 너그러워야 하고,

악한 사람을 대할 때는 마땅히 엄격해야 하며,

평범한 보통 사람을 대할 때에는 마땅히 너그러움과 엄격함을 함께 지녀

적절하게 대해야 한다.



051.  
我有功於人,不可念,而過則不可不念.
아유공어인, 불가념, 이과즉불가불념
人有恩於我,不可忘,而怨則不可不忘.
인유은어아, 불가망, 이원즉불가불망



내가 남에게 베푼 공덕은 마음에 새겨 두지 말고,

내가 남에게 잘못한 것은 마음에 새겨 두라.

남이 나에게 베푼 은혜는 잊지 말고, 남이 나에게 끼친 원망은 잊어 버려라.



052.
施恩者,內不見己,外不見人,則斗粟可當萬鍾之惠.
시은자  내불현기  외불현인  즉두속가당만종지혜
利物者,計己之施,責人之報,則百鎰難成一文之功.
이물자  계기지시   책인지보  수백일난성일문지공
    
은혜를 베푼 사람이

안으로 자기 자신에게도 나타내지 않고 밖으로 남에게도 나타내지 않는다면

곡식 한 알이 뿌려져서 온 들판을 덮은 것과 같고,

남에게 베푸는 사람이 자기의 은혜 베푼 것을 계산하고 남에게 보답을 강요한다면

비록 수십 억의 재물을 베풀었다 할지라도 그것은 한 푼의 공로도 없는 것이다.



053.
人之際遇,有齊有不齊,而能使己獨齊乎?
인지제우  유제유부제  이능사기독제호
己之情理,有順有不順,而能使人皆順乎?
기지정리  유순유불순  이능사인개순호
以此相觀對治,亦是一方便法門.
이차상관대치  역시일방편법문



사람들의 형편을 보면 많이 가진 이도 있고 못 가진 이도 있는데,

어찌 나만 홀로 다 가지려고 할 수 있겠는가.

또 자기의 마음을 보더라도 도리에 맞는 것도 있고 맞지 않는 것도 있는데,

어찌 모든 사람이 다 도리에 맞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이와 같이 자신과 남을 견주어 가면서 자신을 다스려 나간다면

이것도 세상을 살아가는 하나의 편리한 방편이 될 것이다.



054.    
心地乾淨,方可讀書學古.
심지건정  방가독서학고
不然,見一善行,竊以濟私,聞一善言,假以覆短.
불연  견일선행  절이제사  문일선언  가이복단
是又藉寇兵而齎盜糧矣.
시우자구병이재도량의



마음 바탕을 깨끗이 한 다음에야 비로소 책을 읽고 옛 것을 배워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한 가지 착한 행실을 보아도

이것을 훔쳐서 자기 욕심을 채우는 데 이용할 것이고,

한 마디 좋은 말을 들어도

이것을 빌어 자기의 잘못된 점을 덮는데 이용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바로 강도에게 무기를 빌려주고 도적에게 양식을 대주는 것과 같다.



055.  
奢者,富而不足.何如儉者,貧而有餘?
사자  부이부족  하여검자  빈이유여
能者,勞而府怨.何如拙者,逸而全眞?
능자  노이부원  하여졸자  일이전진



사치스러운 사람은 아무리 부유해도 만족하지 못하고 늘 모자라니,

어찌 검소한 사람이 가난하면서도 여유 있는 것과 같을 수 있겠는가.

일에 능숙한 사람이 애써 일하고서도 원망을 불러들이니,

어찌 서투른 사람이 한가로우면서도 본래 성품을 지키는 것과 같을 수 있겠는가.



056.  
讀書,不見聖賢,爲鉛■傭.   居官,不愛子民,爲衣冠盜.
독서,  불견성현, 위연참용.  거관, 불애자민, 위의관도
講學,不尙躬行,爲口頭禪. 立業,不思種德,爲眼前花.
강학,  불상궁행, 위구두선. 입업, 불사종덕,  위안전화



책을 읽어도 그 속에서 성현을 보지 못한다면

그는 글이나 베끼는 사람이 될 것이고,

벼슬자리에 있으면서도 백성을 자식같이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는 관복을 입은 도둑에 지나지 않는다.

학문을 가르치면서도 몸소 실천하지 않는다면 구두선(口頭禪)이 될 것이고,

사업을 하면서도 덕을 베풀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그 사업은 한때 눈앞에 피었다가 지는 꽃같이 되고 말 것이다.
  
057.  
人心有一部眞文章,都被殘編斷簡封錮了.
인심유일부진문장,  도피잔편단간봉고료.
有一部眞鼓吹,都被妖歌艶舞湮沒了.
유일부진고취,  도피요가염무인몰료.
學者須掃除外物,直覓本來, 有個眞受用.
학자수소제외물, 직멱본래,  재유개진애용.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는 저마다 하나의 참된 문장 즉 이성(理性)이 있으나

모두 옛사람들의 부스러기 글 때문에 갇혀 있고,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는 저마다 한 가닥의 참된 음악 즉 감성(感性)이 있으나

모두 요사스런 노래와 요염한 춤 때문에 묻혀있다.

그러므로 배우는 사람은

마땅히 외부의 낡은 지식과 요염한 노래와 춤들을 쓸어내 버리고

묻혀있는 자기본래의 마음을 찾아야만 비로소 참된 보람을 얻게 될 것이다.
    
058.  
苦心中,常得悅心之趣.
고심중.  상득열심지취
得意時,便生失意之悲.
득의시, 변생실의지비



힘들 때 오히려 마음을 기쁘게 하는 뜻을 얻고,
일을 이룬 때에 문득 실의의 슬픔이 생겨난다.  



059.
富貴名譽,自道德來者,如山林中花,自是舒徐繁衍.
부귀명예,  자도덕래자, 여산림중화,  자시서서번연
自功業來者,如盆檻中花,便有遷徙廢興.
자공업래자, 여분함중화,  변유천사폐흥
若以權力得者,  如甁鉢中花,其根不植,其萎可立而待矣.
약이권력득자,   여병발중화,  기근불식, 기위가립이대의



부귀와 명예가 도덕으로부터 온 것이면

마치 숲 속의 꽃과 같아서 저절로 무럭무럭 잘 자라나 번성하고,

스스로가 공을 들여 이룬 그 대가로 온 것이라면

화분이나 화단 속에서 자란 꽃과 같아서 이리저리 옮겨지기도 하고

뽑히거나 피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이 만일 권력으로부터 얻어진 것이라면

마치 꽃병 속의 꽃과 같아서 뿌리가 없으므로,

그 시들어 가는 것을  기다려 지켜 볼 수 있을 것이다.



060.
春至時和,花尙鋪一段好色,鳥且■幾句好音.
춘지시화.  화상포일단호색, 조차전기구호음
士君子,幸列頭角,復遇溫飽,
사군자, 행렬두각,  부우온포
不思立好言行好事,雖是在世百年,恰似未生一日.
불사입호언행호사, 수시재세백년,  흡사미생일일.



봄이 와서 계절이 화창하면

꽃은 한층 더 아름답게 피어나고 새들도 몇 마디 고운 소리로 지저귄다.

공부하는 사람이 다행히 세상에 알려져서

따뜻하고 배부르게 살면서도 좋은 말과 생각으로 뜻을 세우고 좋은 일을 할 생각이 없다면,

비록 백 년을 살았더라도 하루도 살지 않은 것과 같다.



061.
學者要有段 兢業的心思,又要有段瀟灑的趣味.
학자요유단긍업적심사,  우요유단소쇄적취미  
若一味斂束淸苦,是有秋殺 無春生,何以發育萬物?
약일미렴속청고, 시유추살무춘생,   하이발육만물



학문하는 사람은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삼가는 마음가짐을 가지되

한편으로는 서글서글하게 시원스러운 멋도 지녀야 한다.

만일 지나치게 결백하기만 하다면,

쌀쌀한 가을의 살기만 있고 따스한 봄의 생기가 없는 것과 같으니

무엇으로 만물을 자라게 할 수 있겠는가.



062.
眞廉,無廉名.立名者,正所以爲貪.
진렴  무렴명   입명자  정소이위탐
大巧,無巧術.用術者,乃所以爲拙 .
대교  무교술   용술자  내소이위졸



참으로 청렴한 것은 청렴하다는 이름조차 없다.

그러므로 청렴하다는 명성을 얻고자 함은 그 마음이 탐욕스럽기 때문이다.

큰 재주에는 교묘한 술책이 없다.

그러므로 잔재주를 부리려는 사람은 그 재주가 서툴기 때문이다.



063.
■器,以滿覆. 撲滿,以空全.
기기  이만복   박만  이공전
故君子寧居無,不居有.寧處缺,不處完.
고군자영거무  불거유   영처결  불처완



옛날 나라를 다스리는 임금이 자신을 경계하기 위해 만든,

가득 차면 엎어지는 그릇처럼 가득 차면 엎어지지 않기 위해,

또 가득차면 깨트리는 저금통이 비어 있을 때는 온전한 것처럼,

참된 사람은 욕심을 부려 가득한 상태에 있기보다

욕심을 없애고 부족한 상태에 머무르려고 한다.



064.
名根未拔者,縱輕千乘 甘一瓢,總墮塵情.
명근미발자  종경천승 감일표  총타진정
客氣未融者,雖澤四海 利萬世,終爲剩技.
객기미융자  수택사해 리만세  종위잉기



이름을 얻고자 하는 마음을 완전히 뿌리뽑지 못한 사람이

비록 높은 자리에 앉는 것을 가벼이 여기고

한 표주박의 마실 물을 달게 여길지라도

사실은 세속의 욕망에 물들어 있는 것이요,

쓸데없는 기운을 아직 다스리지 못한 사람은

비록 세상에 은덕을 베풀고 후대에 이익을 줄지라도

이것은 단지 자신의 야심을 위한 부질없는 재주에 그칠 뿐이다.



065.
心體光明,暗室中,有靑天.
심체광명  암실중  유청천
念頭暗昧,白日下,生■鬼.
염두암매  백일하  생려귀



마음 바탕이 밝으면 어두운 방 안에도 푸른 하늘이 있고,
마음속 생각이 어두우면 밝은 햇빛 아래에서도 악마가 나타난다.



066.
人知名位爲樂,不知無名無位之樂爲最眞.
인지명위위락,  부지무명무위지락위최진
人知饑寒爲憂,不知不饑不寒之憂爲更甚.
인지기한위우,  부지불기불한지우위갱심



세상사람들은 출세하여

높은 이름과 지위를 얻어 사는 것이 즐거운 것인 줄만 알고,

이름도 없고 지위가 없지만 홀가분하게 사는

진정한 즐거움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한다.

또 사람들은 춥고 배고픈 것만이 근심인 줄 알고,

배고프지는 않지만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이

재산을 지키기 위해 하는 걱정이 얼마나 심한 근심인지는 알지 못한다.



067.
爲惡而畏人知,惡中猶有善路.
위악이외인지, 악중유유선로
爲善而急人知,善處卽是惡根.
위선이급인지,  선처즉시악근



악한 일을 하면서도 남들이 알까 두려워하면

악한 중에도 오히려 착해지는 길이 있고,
착한 일을 하면서도 남들이 알아주기를 안달한다면

착함 속에 곧 악의 뿌리가 있으리라.
    
068.
天地機緘,不測.抑而伸,伸而抑.
천지기함, 불측.  억이신, 신이억
皆是播弄英雄  顚倒豪傑處.
개시파롱영웅, 전도호걸처.
君子只是逆來順受  居安思危,天亦無所用其伎倆矣.
군자지시역래순수, 거안사위, 천역무소용기기량의



하늘이 하는 일은 헤아릴 수가 없어,

억눌렀다가 펴기도 하고 폈다가는 억누르기도 하니

이 모든 것이 뛰어난 재주를 가진 사람들을 실패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참된 사람은 운명이 어긋나게 와도 다만 바른 이치로 맞이하며,

편안하게 살 때에 위험을 생각하니

하늘의 재주로도 그 사람이 하고자 하는 일을 어찌할 수 없는 것이다.
      
069.
燥性者,火熾,遇物則焚.
조성자, 화치,  우물즉분
寡恩者,氷淸,逢物必殺.
과은자, 빙청,  봉물필살
凝滯固執者,如死水腐木,生機已絶.
응체고집자, 여사수부목,  생기이절
俱難建功業而延福祉.
구난건공업이연복지



성급하고 괴팍한 사람은

타오르는 불길과 같아서 만나는 것마다 태워버리고,

인색하고 자기만 위하는 사람은 찬 얼음과 같아서

만나는 것마다 닥치는 대로 얼어죽게 만들며,

꽉 막혀 마음이 고집스럽고 융통성이 없는 사람은

고여있는 물이나 썩은 나무와 같아서 생명력이 단절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런 결점을 가진 사람들이

뜻 있는 일을 하고 보람차게 살아 갈 복을 누리기는 어렵다.



070.
福不可■.養喜神,以爲召福之本而已.
복불가요  양희신,  이위소복지본이이
禍不可避.去殺機,以爲遠禍之方而已.
화불가피.  거살기, 이위원화지방이이


복은 구한다고 마음대로 받을 수 없는 것이니

즐거운 마음을 길러 행복을 불러들이는 근본으로 삼아야 하고,

재앙은 피한다고 마음대로 피해지지 않는 것이니

남을 해치려는 마음을 버려 재앙을 멀리하는 방법으로 삼아야 한다.





071.
十語九中,未必稱奇.一語不中,則愆尤騈集.
십어구중,  미필칭기. 일어부중, 즉건우병집
十謀九成,未必歸功.一謀不成,則 議叢興.
십모구성, 미필귀공.  일모불성,  즉자의총흥
君子所以寧默 毋躁,寧拙 毋巧.
군자소이영묵, 무조, 영출. 무교



열 마디 말 가운데 아홉 마디가 맞아도 신기하다고 칭찬하지 않으면서,

한 마디 말이 어긋나면 탓하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오고,

열 가지 계획 가운데 아홉 가지가 성취되어도 공로는 돌아오지 않으면서,

한 가지 계획만 실패해도 헐뜯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온다.
그러므로 참된 사람은 차라리 침묵할지언정 떠들지 않고,

차라리 서툰 척할지언정 재주를 부리지 않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072.
天地之氣,暖則生,寒則殺.
천지지기.  난즉생, 한즉살
故性氣淸冷者, 受享亦凉薄.
고성기청냉자,  수향역량박
唯和氣熱心之人,其福亦厚,其澤亦長.
유화기열심지인,  기복역후, 기택역장.



하늘과 땅의 기운이 따뜻하면 만물을 자라게 하고 차가우면 죽게 한다.

그러므로 성품과  기질이 맑고 차가운 사람은 복을 받아 누림도 또한 차고 박하다.

오직 온화한 기질과 뜨거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야

그 복도 또한 두텁고 받고 누리는 것도 오래간다.



073.  
天理路上,甚寬.稍游心,胸中便覺廣大宏朗.
천리로상,  심관. 초유심,  흉중변각광대굉랑.
人欲路上,甚窄.■寄迹,眼前俱是荊棘泥塗.
인욕로상,  심착  재기적, 안전구시형극니도.



하늘의 이치에 따르는 길은 한없이 넓어,

조금이라도 여기에 마음을 두면 가슴속이 넓어지고 또한 즐거워지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사람의 욕심에 따르는 길은 매우 좁아서,

여기에 조금만 발을 들여놓아도 눈앞이 모두 가시덤불 숲과 진흙탕으로 되어 버린다.

074.
一苦一樂,相磨練,練極而成福者,其福始久.
일고일락,  상마련, 연극이성복자,  기복시구.
一疑一信,相參勘,勘極而成知者,其知始眞.
일의일신,  상참감, 감극이성지자,  기지시진.



하나의 괴로움과 하나의 즐거움을 모두 겪은 후

이룬 행복이라야 그 행복이 오래 가고,

하나의 의심과 하나의 믿음을 서로 섞고 헤아린 후에

이룬 지식이라야 그 지식이 진실하다.



075.
心不可不虛.虛則義理來居.
심불가불허.  허즉의리래거.
心不可不實.實則物欲不入.
심불가불실.  실즉물욕불입.



사람의 마음은 언제나 비워 두어야 한다.

잡념없이 마음이 비어 있어야 정의와 진리가 와서 산다.

사람의 마음은 언제나 채워두지 않으면 안 된다.

마음이 정의와 진리로 꽉 차 있으면 욕심이 들어오지 못한다.

076.
地之穢者,多生物.水之淸者,常無魚.
지지예자, 다생물.  수지청자, 상무어.
故君子當存含垢納汚之量,不可持好潔獨行之操.
고군자당존함구납오지량,  불가지호결독행지조.



더러운 땅에는 많은 생물이 많이 자라지만, 너무 맑은 물에는 고기가 없다.

그러므로 참된 사람은 마땅히 때묻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더러운 것을 너그러이 받아들이는 아량을 지녀야 하며,

너무 깨끗한 것만을 좋아하여 홀로 행하는 지조를 가져서는 안 된다.



077.
泛駕之馬,可就驅馳.躍冶之金,終歸型範.
봉가지마, 가취구치.  약야지금, 종귀형범.
只一優游不振,便終身無個進步.
지일우유부진, 변종신무개진보.
白沙 云,"爲人多病未足羞,一生無病是吾憂",眞確論也.
백사운,  위인다병미족수,  일생무병시오우,  진확론야.



수레를 뒤엎는 사나운 말도 길들이면 부릴 수 있고,

녹여 붓기 어려운 쇠도 잘 다루면 마침내 틀 속에 부어져 그릇이 된다.

그러므로 늘 우유부단하여 분발하지 않는다면 평생토록 아무런 발전도 없을 것이다.

옛 사람이 말하기를 "사람에게 병이 많은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평생동안 아무런 병이 없는 것이 나의 근심걱정이다."라고 한것은

사람으로 태어나 정신적으로 아무런 고민도 없이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부끄럽다는 말이니 진실로 옳은 말이다.



078.
人只一念貪私,
인지일념탐사,
便銷剛爲柔,塞智爲昏,變恩爲慘,染潔爲汚,
변초강위유,  색지위혼, 변은위참,  염결위오,
壞了一生人品.故古人以不貪爲寶,所以度越一世.
괴료일생인품.  고고인이불탐위보, 소이도월일세.



사람이 한번 사사로운 이익을 탐내는 마음을 가지게되면

꿋꿋한 기상도 꺾여 나약해지고, 지혜는 막혀 어두워지며,

어진 마음이 변하여 사나워지고, 깨끗한 마음이 물들어 더러워져서

한평생 닦고 기른 인품을 망가뜨리고 만다.

그러므로 옛사람들은 탐내지 않는 것을 보배로 삼았으니

이것이 곧 세상을 초월하는 방법이다.



079.
耳目見聞爲外賊,情欲意識爲內賊.
이목견문위외적,  정욕의식위내적.
只是主人翁,惺惺不昧,獨坐中堂,賊便化爲家人矣.
지시주인옹,  성성불매, 독좌중당, 적변화위가인의.



귀와 눈으로 듣고 보는 것은 외부의 도둑이고

정욕(情慾)과 물욕(物慾)은 내부의 도둑이다.

다만 주인인 본심(本心)이 정신을 차리고 맑게 깨어 있어

흐려지지 않고 집의 안채에 홀로 앉아 있으면,

도둑들이 문득 변하여 집안 사람이 될 것이다.



080.
圖未就之功,不如保已成之業.
도미취지공,  불여보이성지업.
悔已往之失,不如防將來之非.
회기왕지실, 불여방장래지비.



새로운 공부를 시도하는 것은 이미 이룬 학업을 지키는 것만 못하고,

이미 지나간 허물을 후회하는 것은 앞으로 닥쳐올 잘못을 막는 것만 못하다.



081.
氣象要高曠,而不可疎狂.心思要縝密,而不可■屑.
천기요고광,  이불가소광. 심사요진밀, 이불가쇄설.
趣味要■淡,而不可偏枯. 操守要嚴明,而不可激烈.
취미요충담, 이불가편고.  조수요엄명,  이불가격렬



사람의 기상은 높고 넓어야 하지만

지나치게 세상일에 어두워 행동이 거칠어서는 안 되고,

마음은 치밀해야 하지만 자질구레하고 좀스러워서는 안 되며,

취미는 담백해야 하지만 치우쳐 너무 메말라서는 안 되고,

지조를 지킬 때는 엄정하고 밝아야 하지만 너무 과격해서 융통성이 없어서는 안 된다.



082.
風來疎竹,風過而竹不留聲.雁度寒潭,雁去而潭不留影.
풍래소죽,  풍과이죽불류성. 안도한담, 안거이담불류영.
故君子,事來而心始現,事去而心隨空.
고군자,  사래이심시현, 사거이심수공.



바람이 성긴 대??불어와도

바람이 지나가고 나면 대숲은 소리를 남기지 않고,

기러기가 차가운 연못위로 날아 지나가도

기러기가 날아가고 나면 연못은 그림자를 남겨 두지 않는다.

그러므로 참된 사람은 일이 시작되면 비로소 마음에 나타나고,

일이 끝나면 마음도 따라서 빈다.



083.
淸能有容,仁能善斷,明不傷察,直不過矯,
천능유용,  인능선단, 명불상찰, 직불과교.
是謂 "蜜餞不甛,海味不■, ■是懿德.
시위밀전불첨,   해미불함,  재시의덕.



청렴결백하면서도 아량이 넓고, 어질고 인자하면서도 결단력이 강하며,

총명하면서도 남의 결점을 잘 들추어내지 않고, 정직하면서도 지나치게 따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른바 꿀을 넣은 음식이면서도 달지 않고 해산물이면서도 짜지 않은 것과 같으니,

이것이야말로 아름다운 덕이다.



084.
貧家淨拂地,貧女淨梳頭,景色雖不艶麗,氣度自是風雅.
빈가정불지, 빈녀정소두,  경색수불열려,  기도자시풍아.
士君子一當窮愁寥落,奈何輒自廢弛裁?
사군자일당궁수료락,  내하첩자폐이재?



가난한 집일지라도 깨끗하게 방을 쓸고,

가난한 여인일지라도 깨끗하게 머리를 빗으면

그 모습이 비록 화려하게 아름답지는 않다 하더라도 풍기는 기품은 우아할 것이다.

그러므로 도를 공부하는 사람이 한 번 곤궁함과 쓸쓸함을 당하였다고 해서

어찌 문득 스스로 포기하고 해이해질 수 있으랴.



085.
閑中不放過,忙處有受用.
한중불방과, 망처유수용
靜中不落空,動處有受用.
정중불락공. 동처우수용
暗中不欺恩,明處有受用.
암중불기은, 명처유수용.



한가할 때에도 세월을 헛되이 흘려 보내지 않으면 바쁠 때에 쓸모가 있고,

고요할 때에도 마음을 공허한 곳에 두지 않으면 움직일 때에 쓸모가 있으며,

어둠 속에서도 숨기지 않으면 밝은 곳에서 쓸모가 있게 된다.



086.
念頭起處, 覺向欲路上去,便挽從理路上來.
염두기처,  재각향욕로상거, 변만종리로상래
一起便覺,一覺便轉.
일기변각, 일가변전
此是轉禍爲福 起死回生的關頭,切莫輕易放過.
차시전화위복,  기사회생적관두, 절막경이방과.



생각이 일어난 때에

그것이 조금이라도 욕망의 길로 향해 가는 것임을 스스로 깨닫게 되면

곧 도리에 맞는 길로 따라오게 인도하라.

생각이 일어나자마자 곧 깨닫고 깨닫자마자 바로 마음을 돌린다면,

이것이 바로 재앙을 행복으로 만들고 죽음에서 삶으로 돌아오게 하는 방법이다.

이것은 참으로 쉽게 흘려듣고 버려서는 안될 말이다.



087.
靜中念慮澄徹, 見心之眞體.
정중염려등철,  견불지진체
閑中氣象從容, 識心之眞機.
한중기상종용,  식심지진기
淡中意趣■夷, 得心之眞味.觀心證道,無如此三者.
담중의지충이,  득심지진미. 관심증도, 무여차삼자.



고요한 가운데 생각이 맑으면 마음의 참된 본 모습을 볼 수 있고,

한가한 가운데 기상이 조용하면 마음의 참된 기틀을 알 수 있으며,

담담한 가운데 취미가 깨끗하고 안정되어 있으면 마음의 참된 맛을 볼 수 있으니,

마음을 관찰하고 도를 터득하는 데는 이 세 가지 만한 것이 없다.



088.
靜中靜非眞靜.動處靜得來,■是性天之眞境.
정중정비진정.  동처정득래, 재시성천지진경.
樂處樂非眞樂.苦中樂得來,■見以體之眞機.
낙처락비진락. 고중낙득래.  재견이체지진기



고요한 가운데 고요함은 진정한 고요함이 아니다.

움직이는 곳에서 고요함을 얻을 수 있어야 하늘이 준 참다운 경지를 아는 것이다.

즐거운 곳에서의 즐거움은 진정한 즐거움이 아니다.

괴로움 가운데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어야 곧 마음의 참다운 기운을 보았다고 할 것이다.



089.
舍己,毋處其疑.處其疑,卽所舍之志多愧矣.
사기, 무처기의.  처기의,  즉소사지지다괴이.
施人,毋責其報.責其報,倂所施之心俱非矣.
시인, 무책기보,  책기보,  병소시지심구비의.



자기를 바쳐 일하기로 한 곳에는 그 의심을 두지 말라.

의심을 두게 되면 자신을 바친 마음에 부끄러움이 많아진다.

남에게 베풀었으면 그 보답을 헤아리지 말라.

보답을 헤아리게 되면 베풀어 준 마음까지 함께 그르치게 된다.



090.
天薄我以福,吾厚吾德,以■之.
천박아이복, 오후오덕, 이아지.
天勞我以形,吾逸吾心,以補之.
천로아이형, 오일오심, 이보지
天■我以遇,吾亨吾道,以通之.天且我奈何哉?
천액아이우, 오형오도, 이통지, 천차아내하재?



하늘이 나에게 복을 박하게 준다면 나는 내 덕을 두터이 하여 이를 맞이할 것이며,

하늘이 내 몸을 수고스럽게 한다면 나는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이를 보충할 것이며,

하늘이 내 처지를 곤궁하게 한다면 나는 내 도를 깨우쳐 이를 통하게 할 것이다.

그러니 하늘인들 나를 어찌하겠는가.



091.
貞士無心■福, 天卽就無心處■其衷.
정사무심요복,  천즉취무심처유기충    
■人著意避禍, 天卽就著意中奪其魄.
섬인착의피화,  천즉취착의중탈기백
可見天之機權最神.人之智巧何益?
가견천지귀권최신.  인지지교하익



지조가 곧은 사람은 복을 구하는 마음이 없으므로

하늘이 오히려 그 마음을 찾아가 복의 문을 열어주고,

간사한 사람은 재앙을 피하려고 애쓰지만

하늘이 오히려 그 피하려는 마음에 재앙을 내려 그의 넋을 빼앗는다.

보라, 이 하늘의 권능은 얼마나 신비로운가.

그러니 사람의 지혜와 잔꾀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092.  
聲妓,晩景從良,一世之■花無碍.
성기,  만경종랑, 일세지연화무애.
貞婦,白頭失守,半生之情苦俱非.
정부,  백두실수, 반생지정고구비.
語云,"看人只看後半截",眞名言也.
어운,  간인지간후반절    진명언야.



비록 기생이었다 할지라도 늘그막에 만난 자신의 지아비만을 따른다면

한평생의 분 냄새가 허물이 될 것이 없고,

비록 열녀일지라도 머리가 센 뒤에 정조를 잃는다면 반평생의 수절이 모두 허사가 된다.

그러므로 옛말에 이르기를

"사람을 볼 때에는 다만 그 생의 후반을 보라"고 하였으니 참으로 명언이다.



093.  
平民肯種德施惠,便是無位的公相.
평민긍종덕시혜,  변시무위적공상.
士夫徒貪權市寵,竟成有爵的乞人.
사부도탐권시총,  경성유작적걸인.



평범한 사람이라도 즐겨 덕을 심고 은혜를 베풀면 곧 도가 높은 사람이 되고,

도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도 헛되이 권력을 탐하고 부귀영화를 구걸한다면

마침내 공부하는 거지가 될 것이다.


094.  
問祖宗之德澤! 吾身所享者是,當念其積累之難.
문조종지덕택! 오신소향자시,  당념기적루지난.
問子孫之福祉! 吾身所貽者是,要思其傾覆之易.
문자손지복지! 오신소이자시, 요사기경복지이.



조상의 은덕이란 무엇인가.

지금 내 몸이 누리고 있는 바로 그것이니,

마땅히 그 쌓기 어려움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자손들의 행복이란 무엇인가.

지금 내가 몸으로 행하고 있는 바로 그것이니,

마땅히 나의 행동이 기울어지고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지 않는가를 늘 살펴야 할 것이다.



095.  
君子而詐善,無異小人之肆惡.
군자이허선,  무이소인지사악.
君子而改節,不及小人之自新.
군자이개절, 불급소인지자신.



참된 사람이 거짓으로 착함을 위장한다면

소인배들이 마음대로 악한 일을 저지르는 것과 다를 바가 없고,

참된 사람이 한 번 먹은 마음을 바꾼다면 소인배들이 스스로 새로워짐만도 못하다.



096.
家人有過,不宜暴怒,不宜輕棄.
가인유과,  불의폭노, 불의경기
此事難言,借他事隱諷之.
차사난언, 차타사은풍지.
今日不悟,俟來日再警之.
금일불오,  사래왈재경지.
如春風解凍,如和氣消氷,■是家庭的型範.
여춘풍해동, 여화기소빙,  재시가정적형범



집안 식구가 잘못을 저지르면

지나치게 화를 내지도 말고 가볍게 여겨 내버려두지도 말라.

직접 그 일을 말하기 어려우면 다른 일을 빌어서 비유로 은근히 깨우쳐 주고,

그래도 깨닫지 못하면 서둘지 말고 기회를 봐서 다시 깨우쳐 주되,

마치 봄바람이 얼어붙은 것을 녹이듯 하고,

온화한 기운이 얼음을 녹이듯 은연중에 스스로 잘못을 깨달아 고치도록 하라.

이것이 가정을 다스리는 법도이다.



097.
此心常看得圓滿,天下自無缺陷之世界.
차심상간득원만,  천하자무결함지세계
此心常放得寬平,天下自無險側之人情.
차심상방득관평,  천하자무험즉지인정



내 마음을 살펴서 항상 원만함을 얻을 수 있다면

세상은 저절로 아무런 흠이 없는 세계가 될 것이고,

내 마음이 언제나 너그럽고 평화롭다면

세상사람들에게서 저절로 사나운 마음이 사라질 것이다.



098.
澹泊之士必爲濃艶者所疑.檢飭之人多爲放肆者所忌.
담박지사필위농염자소의.  검칙지인다위방사자소기
君子處此,固不可少變其操履,亦不可太露其鋒芒.
군자처차, 고불가소변기조리,  역불가태로기봉망.



청렴하고 검소한 사람은

반드시 호화로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위선자라는 의심을 받게 되고,

엄격한 사람은 방종한 사람들에게서 융통성이 없다고 미움을 받게 된다.

그러므로 참된 사람은 이에 처하여서

자신의 소신과 지조를 조금이라도 바꾸지 말아야 하며,

또 자신의 주장을 너무 드러내지도 말아야 한다.



099.
居逆境中,周身皆鍼 藥石,砥節礪行而不覺.
거역경중,  주신개침폄약석, 지절려행이불각
處順境內,眼前盡兵刃戈矛,銷膏磨骨而不知.
처순경내,  안전진병인과모, 소고미골이부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는 내 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이

자신을 이롭게 하여 약이 되고 침(針)이 되어 나의 행실과 의지를 북돋우며

인격을 기르게 하지만 사람들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일이 순조로울 때는 눈앞에 있는 모든 것이 안일과 사치와 방탕등 무서운 칼날이 되어

기름을 녹이고 뼈를 깎아 몸을 파멸시키지만 사람들은 이것을 깨닫지 못한다.



100.  
生長富貴叢中的, 嗜欲如猛火,權勢似烈焰.
생장부귀총중적,  기욕여맹화, 권세사열염
若不帶些淸冷氣味,其火焰不至焚人,必將自■矣.
약불대사청랭기미,  기화염부지분인, 필장자삭이



부귀한 집안에서 자라난 사람의 재물에 대한 욕심은

사납게 타오르는 불과 같고 권세에 대한 욕심은 세찬 불꽃과 같다.

만약 조금이라도 맑고 서늘한 기운을 가지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 불꽃이 남을 태우는데 이르지는 않더라도

장차 반드시 자기를 태워 버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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